일자 2024.10.22 조회 121
눈물마저 말라버린 아마존, 공급망에도 드리운 ‘가뭄 그림자’
지구의 허파, 생명의 보고라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12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라는 시련에 직면했습니다. 생명력 넘치던 아마존 강은 이제 바닥을 드러내며 말라가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5일,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 주에서는 아마존 강의 지류인 솔리모스강의 강바닥이 드러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120여 년 만에 최저 수위를 기록하며 뱃길마저 끊긴 아마존 강은,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있으며, 세계 경제의 동맥인 글로벌 공급망에도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아마존 강은 브라질 경제의 젖줄이자 세계 곡물 및 원자재 수출의 중요한 통로이기에, 이번 가뭄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아마존 강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건기의 영향으로 수위가 6m나 낮아졌습니다. 강바닥의 모래 언덕까지 드러날 정도로 심각한 가뭄은 아마존 강 유역에 거주하는 3천만 명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식수는 물론, 식량, 교통, 에너지까지 모든 것이 마비된 상황입니다. 지난 10월 7일, 브라질 지질청은 아마존 강의 주요 지류 중 하나인 네그루 강 수위가 12.66m로, 122년 만에 최저 수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가뭄의 원인으로는 엘니뇨 현상과 지구 온난화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으로, 남미 지역에 가뭄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 전체의 평균 기온을 상승시켜, 아마존 지역의 강수량 감소와 증발량 증가를 초래합니다. 마리나 시우바 브라질 환경기후변화부 장관은 “인간에 의한 지구 기온 변화가 앞으로 이와 같은 최악의 가뭄을 더욱 빈번하게 발생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가뭄의 장기화는 아마존 열대우림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번 가뭄 사태가 아마존 열대우림이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에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는 징후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9월에는 테페 강이 아마존 강에 합류하는 지점 인근에 있는 테페 호 수온이 약 39℃를 넘어서면서 아마존강 돌고래 120마리가 폐사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테페 호에 서식하는 추정 개체수의 10%에 해당하며, 아마존 생태계의 심각한 위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아마존 가뭄은 브라질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대두 수출국이자 주요 옥수수, 커피, 설탕 수출국입니다. 아마존 강 수위 저하로 곡물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제 곡물 가격은 급등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식량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10월 초 기준,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 대두 선물 가격은 톤당 500달러를 상회하며 전년 대비 10% 이상 상승했고, 옥수수 역시 톤당 200달러를 넘어서며 6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원자재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마존 강은 철광석, 목재 등 각종 원자재 수송의 주요 루트입니다. 가뭄으로 인해 원자재 운송이 지연되면서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자동차, 전자제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생산 차질 및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물류 대란 또한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마존 강 수위 저하로 선박 운항이 제한되면서 운송 시간이 길어지고 물류 비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강 하구에 위치한 주요 항만들은 수심 저하로 대형 선박 접안이 어려워져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는 수출입 물류 흐름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마나우스 항구의 수위는 12.66미터까지 떨어져 작년의 최저 기록을 갱신했으며, 아마조나스 주의 62개 지방자치단체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5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식수, 식량 공급, 교통, 전력 생산 등 모든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강에 의존해 생활하는 주민들의 고립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출처 : 트레드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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